봄기운을 먹음은 새싹의 잔디가 솜털처럼 돋아나고 목련과 벚꽃이 만개의 아름다움을 뿜어대는 꿈의 4월이다. 이맘때면 정처없이 여행이라도 떠나고 싶은 충동이 뭉게구름처럼 피어난다. 동해남부의 시발점인 부산에서 31번 국도를 따라 진하해수욕장을 가다보면 배꽃단지인 서생 신암이 나온다. 여기서 나사 백사장쪽으로 조금만 더 가면 국도변과 신선암의 바다 모래밭 사이에 위치한 환상적인 민물 양어장을 만나게 된다.
약 6천평 규모의 이 양어장은 뒷산이 온통 비옥한 마사황토인데다 주변이 해송과 바위 그리고 푸른 바다 등 자연조건을 잘 갖추고 있어 한 폭의 산수화를 연상케 한다. 말이 양어장이지 모형백조가 떠 있는 잿빛 호수와 황금빛 잔디밭 그리고 잘 손질된 작달막한 소나무와 촘촘히 깔아논 바다몽돌 등 조경이 뛰어나 이곳을 둘러 본 사람이면 누구나 꿈과 낭만이 깃든 명소임을 실감할 수가 있다.
남해안의 외도처럼 낙원을 일구겠다는 이 고장출신인 한 사업가의 집념에서 얻어진 결실이야말로 오염되고 오물투성이로 몸살을 앓고 있는 국토에 대한 신선한 복음이 아닐 수 없다. 진하왜성을 찾는 일본인 관광버스가 지날 때면 가끔 이곳에 들려 "개인이 어떻게 이런 훌륭한 작품을 만들 수 있었을까"하고 감탄하는 경우도 결코 우연만은 아닐 것이다.
또한 풍수지리상 배산임수의 조건을 갖추고 있어서인지 주변경관을 보고는 "이승의 극락이 바로 여기다"라고 극찬한 스님이 있는가 하면 한 재일교포는 자연경관을 살리기 위해 사재를 털어 피와 땀으로 황무지를 옥토로 바꾸어놓았다는 한 지인의 말을 듣고 깊은 향토애에 박수갈채를 보낸다고 했다. 이쯤되면 해가 가장 먼저 뜬다는 대송등대와 함께 이 지역의 새 명물로 손색없다는 생각이 문득 들기도 한다.
* ( 문화재청 행정모니터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