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두산 태안사
문석경 없음
2010-10-18 406
 

 

봉두산

                                         문석경

아직은 단풍 안 든 잡나무 우거진 길

잡초가 듬성듬성 포장 안 된 길바닥

돈벌이 잘 안 되는 절이라 짐작하며 올라가니

 

다리인 듯 정자인 듯 아름다운 형상으로

미련 없이 욕심 없이 우아하게 건너라고

개울에 길게 누워서 가르침을 주는데

 

세속에 물든 손을 한 번도 씻지 않고

그대로 달리는 철달구지 걸음걸이

전란에 소실되지 않고 굳게굳게 지키면서

 

능파각 대들보가 허리통증 호소해도

속세의 모든 것을 끌어안고 돌아보는

미련한 중생들 틈에 단봇짐 진 등산객

 

이념을 끌어안고 밀고 당긴 전란 속에

희생된 경찰들의 영령을 위로하러

동지들 성금을 모아 세워놓은 충혼탑

 

안내판 표지 속에 처절한 그 날들을

빠짐없이 적어놔도 철마로 지나치는

어설픈 역사탐방객 수박 겉만 핧누나

 

차에서 내려서면 펼쳐지는 전경 속에

언덕이 펼쳐있고 올라서면 연못이라

가운데 3층석탑이 수면위에 떠 있네

 

태안사를 옆에 두고 인원파악 먼저하고

등산 중 낙오되면 무조건 오른쪽을

열 번도 넘게 들었는데 삼거리에 헛갈리고

 

열두봉 넘고 넘어 정상에 발도장 찍어도

큰 바위 하나 없이 잡나무 무성 하네

봉황은 오동나무 아니면 앉지를 않는다 던데

 

어쩌다 낙오자로 굽이굽이 올라서니

조망권 꽉 막히고 숲속에 오리무중

봉황새 노래하는데 보이지를 않누나

 

능선의 무덤위에 구절초 곱게 피고

솔바람 솔솔 부니 흔들리는 단풍잎

내 마음 붉게 물들어 곱디곱던 한나절

 

내리막 급경사가 발목잡고 늘어져도

오르막보다 낫다는 핑계로 달래면서

도토리 굴러오듯이 데굴데굴 굴러본다

 

태안사 도착하여 돌아볼 생각인데

대원 한 사람 발목을 삐었다고

책임자 걱정을 늘어놓으며 하늘을 보고 있네

 

여러번 시도 끝에 통화가 연결되고

해결책 궁리 끝에 119 불렀다고

나는야 사찰 돌아보려고 산책길을 나섰다

 

일주문 들어서면 눈앞에 펼쳐지는

받침 위에 하대석 그 위에 당초무늬

모두다 팔각석으로 조형미가 아름답고

 

목 짧은 귀부위에 머리는 용 모양

비석 없이 덥개석 촛불공양 자리 있고

덮개석 극락조 새겨져 날고 싶은 그 욕망

 

계단을 올라서면 넓은 마당 나오고

적묵당 무게잡고 입다물고 있으니

해회당 공유일인지 정적만이 감돌고

 

동리산 기슭아래 오동나무 속 꼬갱이

올릴 때 안 울릴 때 구분을 하면서

대웅전 내려보는데 편안하게 보이더라

 

곡성 기차마을 장미원 주차장까지

119 구급대가 환자를 싣고 와서

버스에 인계해주고 잘 가라고 하면서

 

옛날에 나도 저랬다고 자부심을 해보며

고맙다 말을 하고 돌아서는 내 가슴에

장미꽃 만발하면서 웃어웃어 주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