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운사 상사화
문석경 없음
2010-09-26 441
 

 

<선운사 상사화에게>

                                    문석경

목 빼고 뒤꿈치를 들어올린 기다림에

올해도 어김없이 잎지고 꽃만 피네

한더위 다 지나도록 피눈물로 엮은 세월

 

불심에 심지올린 법당 앞 석등 하나 

인연을 맺어주려 천년을 밝히는데

마애불 안거로 돌아앉아 옴짝않는 반만년 

 

불경만 외우면서 대화없는 긴 세월에

손가락 마디마디 꺽으며 수절하니

꽉 막힌 봉창처럼 굳어 열리지를 않으오

 

어차피 갈 길 다른 여정을 엮으면서

운명도 복이려니 하면서 받아들여

이제는 뜬 구름 잡는 마음마음 비우고

 

한 때의 바람으로 가슴만 치지말고

선운사 범종소리 눈물로 끌어안고 

밤마다 염불을 외며 일신정진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