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난 책 그 속사정 들어보실래요 문화도시네트워크 등 5개 단체 첫 번째 북콘서트 10일 개최

 

"'저'는 아름다운 지렛대입니다. 삶과 꿈을 들어올려 진정한 생명과 자아를 발견하게 합니다. 인간은 무한 지혜를 제 속에 담아왔습니다. 하여 저는 또 하나의 영성이며 자연이며 희망입니다. (중략) 사랑과 예술, 위로와 만남들. 제 속의 소중한 체험들은 바로 여러분 자신의 세계입니다."

'제가' 누구냐고요. 눈치빠른 분들은 벌써 아셨을 것 같은데…, 제가 바로 여러분의 친구 '책'이랍니다. 방금 글은 저와 친구들이 여는 제1회 '북콘서트' 초대장에 나옵니다. 오는 10일 부산 해운대구 시청자미디어센터에서 팡파르를 울릴 겁니다.

'에이, 난 또 뭐라고'라며 손사래를 치신다면 저, 삐칠 거예요. 결단코, 그렇고 그런 콘서트가 아니라는 말씀. 이름하여 '책, 불륜에 빠지다'. 다소 생뚱맞은 부제지만 조금만 더 제 얘기를 듣는다면 무릎을 '탁' 치실 걸요.

	황수로 회장

	허아람 대표

이번 행사는 문화도시네트워크, 시청자미디어센터, 부산문화예술교육협의회, 부산작가회의, 부산차인연합회 등 다섯 개 단체가 저에게 추파를 던져 다섯 다리를 걸치게 만들면서 시작됐답니다. 이들 단체는 전국적으로 주목할 만한 활동을 해오고 있기에, 어느 하나 뿌리칠 수 없어요.

행사를 준비 중인 김수우 시인의 말씀. "북콘서트는 책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독서를 일상화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다 만들게 됐습니다. 그동안 서점 등에서 일방적으로 진행해 오던 독서문화 행사를 예술인 문학인 시민들과 소통하는 방식으로 진행하면서 독서에 좀 더 흥미를 가질 수 있게 다양하게 꾸며봤습니다."

단체 성격이 다른 그들이 두 달 동안 여섯 번의 준비회의를 통해 경비도 내고, 업무도 분담하셨어요. 문화도시네트워크는 예산의 대부분과 사업관리를 담당했고, 부산차인연합회는 책과 차 자리에 잘 어울리는 책걸이화(책자리꽃) 전시와 관객들에게 전통차 대접을 맡았습니다. 장소를 제공한 시청자미디어센터는 책 전시와 협찬업무를, 부산작가회의에서는 출연 작가 선정과 지역출판사(산지니 해성 전망 작가마을 등)·지역작가의 책을 전시하고, 부산문화예술교육협의회는 전체 기획과 콘서트 진행을 맡기로 했다네요.

	무용가 허경미 씨

	기타리스트 고충진 씨

1부는 로비에서 열리는 책과 책자리꽃의 듀엣 전시로 시작합니다. 전통차를 마시면서 우리지역에서 만들어진 책과 작가들을 만나고 작가들이 사인한 책을 구입할 수도 있어요. 책 사이사이에 놓인 책자리꽃에서 퍼지는 꽃냄새, 기가 막히겠죠?

이날 오후 7시부터(2층 공개홀) 펼쳐질 2부 행사에서는 초대손님인 최영철 시인과 철학자 이지훈 씨가 자신들의 저서인 '호루라기'와 '가까운 문화, 멀어진 미학'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낼 겁니다. 여기다 인디고서원의 허아람 대표와 여성기업인 황수로 회장이 말하는 삶과 책에 대한 '솔직토크' 등. 벌써부터 궁금해 지는데요.

제가 저지르는 또 다른 불륜은 콘서트의 내용에서도 알 수 있답니다. 위의 초대손님과 함께 다양한 장르의 예술인들이 저를 위해 총출동하니까요. 클래식 기타리스트 고충진 씨의 고혹적인 선율, 춤꾼 허경미 씨가 몸짓으로 풀어낼 김춘수 시인의 '꽃', 최영철의 시로 만든 가곡을 최 시인의 동생(바리톤 최영수)이 노래하는 시간. 마지막은 조월 스님의 36현 개량가야금 연주가 장식할 거고요.

어때요, 이런 '불륜'이라면 또 저질러도 괜찮겠죠? 안 그래도 팬들의 열화같은 성원에 힘입어, 올 하반기에 한 번 더, 내년부터는 분기별로 열려고요. 도와주실 거죠? 그럼, 오는 10일 부산 해운대 시청자미디어센터에서 만나요. (051)749-9500

 

-국제신문 7월6일 임은정 기자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