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산대재(開山大齋). 절을 세워 산문(山門)을 처음 연 날을 기념해 재를 올리는 불교 행사. 개산조(開山祖)의 가르침을 되돌아 봄으로써 사찰의 법통을 바로 세우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한국 불교를 대표하는 두 사찰, 부산 범어사와 양산 통도사가 그런 개산대재를 준비하고 있다.
범어사는 신라 문무왕 18년(678년)에 의상 대사가 창건했다고 전해진다. 왜적의 침략을 맞은 문무왕이 의상 대사를 초빙해 정상의 금빛 우물에 하늘 물고기가 노니는 금정산에서 칠주야를 독경함으로써 불력(佛力)에 힘입어 왜적을 물리쳤다는 창건설화를 가진 호국사찰이기도 하다.
개산 1천330주년인 올해 범어사는 개산대재를 28일부터 10월 5일까지 '2008 금어문화축제'라는 이름으로 연다. '하늘 물고기, 세상을 금빛으로 물들이다'라는 슬로건도 마련했다. 개산대재를 산중의 행사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속세의 사람들과 함께하는 지역의 문화축제로 치르겠다는 뜻을 담고 있다.
개막식부터 그렇다. 28일 오후 6시 금정체육공원에 마련되는 특설무대에서 허경미무용단의 창작무, 윤도현 밴드의 미니 콘서트, 범어사합창단 공연, 멀티미디어 불꽃쇼 등이 곁들여진다.
29일부터는 범어사 경내에 설치되는 본무대에서 불교가요, 다도 시범, 아프리카 베닌 무용단의 민속춤 공연, 노래자랑대회, 마술쇼, 마당극, 판굿, 5인조 그룹 블루웨이브의 팝·재즈 공연 등 10월 4일까지 매일 다양한 문화 행사가 이어진다. 10월 5일 오후 6시 본무대에서 열리는 폐막식은 가수 안치환의 콘서트로 치러질 예정이다.
개산대재의 핵심인 법요식은 대웅전 앞 특설무대에서 10월 3일 오전 10시 범종 타종을 시작으로 역대 조사에게 올리는 헌공다례, 축원문 낭독, 법어, 사홍서원 순으로 치러지는데, 이런 저런 이유로 장례를 치르지 못했거나 제사를 올리지 못하는 이들을 위한 다비식이 계획돼 있어 눈길을 끌 것으로 보인다.
통도사는 10월 3일부터 7일까지 개산 1천363주년을 기념하는 '통도사 개산문화대재'를 봉행한다. '진신사리 오히려 지금도 있으니 널리 중생의 예불 쉬지 않게 하리'라고 읊었던 자장 율사의 개산정신을 기리면서 지역 주민과 함께하는 문화 행사로 개최한다.
때문에 10월 3일 오후 2시 일주문에서 개산을 알리는 삼보패 이운식을 시작으로 만등 점등식, 통도사합창단 10주년 기념공연(4일)과 뮤지컬 '맘마미아' 초청공연(5일), 통도사 부도헌다래(6일) 등의 전통의식의 재현 행사 등 다양한 문화 행사가 함께 열린다. 개산일인 10월 7일에는 오전 10시 통도사 도서관인 해장보각의 개관식에 이어 10시30분 경내 설법전에서 법요식이 치러진다.
통도사 교무과장 남수 스님은 "통도사의 모든 신도뿐만 아니라 일반 시민이 함께 영축총림의 개산을 기념할 수 있는 프로그램들을 마련했다"며 "모든 진리를 회통해 중생을 제도한다는 통도의 의미를 되새기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기간 : 9/28~1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