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가을이면 바이올린을 들고 우리 곁을 찾는 이가 있다. 아담한 체구에 소년같은 미소를 머금은 그는 '현의
마법사'라 불리는 바이올리니스트 강동석(54·연세대 기악과 교수·사진). 올해로 8년째 '간염없는 세상을 위한 강
동석의 희망콘서트'를 여는 그는 오는 26일 오후 7시30분 시민회관 대극장에서 희망 메시지를 이어갈 예정이다.
1954년 부산에서 태어난 강동석은 서울 대광중 2년때 도미, 미국 줄리아드 음대와 커티스 음악원을 졸업했으며,
세계 3대 바이올린 콩쿠르인 브뤼셀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캐나다 몬트리올 콩쿠르·런던 칸 플레쉬 콩쿠르를 차례로 석권했다. 연주회에 앞서 전화로 그를 만났다.
-올해로 8년째 공연을 하고 있다. 어떻게 시작했으며 간염과 관련한 개인적인 배경이 있는가.
▶1999년 다국적 제약사인 글락소 스미스클라인(GSK) 한국지사 김진호 사장의 연락을 받았다. 비용을 회사가 전액 부담할테니 간 질환으로 고통받는 환자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는 음악회를 매년 열고 싶다는 것이었다. 개인적으로 간염에 얽힌 특별한 기억은 없지만 늘 음악을 통해 사회적으로 의미있는 일을 하고 싶었기 때문에 주저없이 승낙했다.(이번 공연은 23~28일, 광주 대구 대전 부산 서울에서 각각 개최된다)
-매년 비슷한 시기에 공연을 갖는다. 다른 스케줄에 지장을 받을 것 같은데.
▶간의 날이 10월 20일이기 때문에 그 즈음에 콘서트를 연다. 8년째 '희망콘서트'를 기준으로 가을 스케줄을 계획한다. 일정이 대략 나와 있어서 함께 연주할 좋은 아티스트들에게 미리 연락해 일정을 맞춘다.
-곡목과 협연자는 어떻게 선정하고, 이번 공연의 주제는 무엇인가.
▶올해의 주제는 'A Lyrical Journey(서정 여행)'이다. 희망콘서트 역사상 처음으로 오보에(장 루이 카페잘리)와 메조 소프라노(엘렌 델라보)를 레퍼토리에 넣었다. 보이스, 오보에, 바이올린은 모두 서정적인 악기이고 프로그램 역시 서정성이 지배적이다. 특히 올해는 음악사적으로 중요한 그리그(서거 100주년)와 시벨리우스(서거 50주년)를 기념하는 해인 만큼 이들의 곡도 소개한다.
-후학들에게 해 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교수들이 할 일은 학생들이 보다 독립적으로 자신만이 가질 수 있는 독창성을 개발하도록 돕는 일인 것 같다. 한국 학생들은 교수들에게 너무 많이 의지하려는 경향이 있다. 정확한 음계와 연습곡을 충분히 연습해서 탄탄한 기초를 갖추는 것도 필요한데 이런 기초적인 연습이 부족한 게 안타깝다.
-자신에게 음악은 무엇인가.
▶어떤 사람은 말한다. 음악이 직업이 될 수 없고, 음악은 정열이라고. 음악가들은 자신의 전 생애를 음악에 바치고 또 그것을 통해 생활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행운아라고 생각한다.
일시 : 10/26 오후 7시 30분
